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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에게 당할 뻔한 썰

칼바람리산드라장인 2025. 2. 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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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취업준비생 시절.. 아마 2015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그 시절 면접, 토론, 코딩 등 다양한 종류의 스터디를 구하는 네이버 카페가 있었고 스터디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곤 했었다.

 

별의 별 스터디가 다 있었는데 그 중 소심한 성격의 나에게 기상 스터디라는 제목이 보였다.

 

내용은 그냥 아침에 기상하면 카톡방에 인증을 남기는것 뿐.

 

인증을 남기지 못하면 벌금을 내고 나중에 모아서 스터디원끼리 밥을 사먹자는 내용이었다.

 

닥치는대로 스터디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과 취업 준비에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쏟고자 덥썩 참여하게 되었고

 

이게 상상도 못한 일로 이어질 줄은 그땐 전혀 몰랐었다.

 

스터디원은 여자2명, 남자 나 1명으로 총 3명이었다.

 

서로의 얼굴도 전혀 모른채 카톡으로만 인사를 주고받으며

 

그저 기상 인증을 하고, 가끔 벌금을 내고, 큰 에피소드 없이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날, 스터디원 중 한명이 스터디도 오래 했는데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먹는게 어떻냐고 제안을 했다.

 

여자 2명에 남자는 나 1명이니, 사실 혹했던 것도 있었다. 이성을 만날 목적으로 참여한 스터디는 절대 아니었지만,

 

호기심이 끌린건 사실이고 무슨 일이 생기지 혹시 모르지 않겠나.

 

두 스터디원은 굳이 내가 사는 화양동 동네 카페로 오겠다고 했다. 여기서 낌새를 느꼈어야 됐을까...

 

10여년이 지났지만 내가 아직도 기억한다.

 

바로 이디야 건데로데오점에서 우린 처음 인사를 나눴다.

 

두 스터디원의 첫 인상은 한명(A)은 외모는 그냥 보통.. 뭔가 어릴적 초등학교때 짝궁 외모 같은 느낌이었고

 

다른 한명(B)은 안경을 쓰고 깐깐한 느낌에 이쁘..다고는 생각되진 않았고 차가워 보였다.

 

아무튼 우린 그냥 일상 얘기를 하며 소소한 대화로 시작을 했는데.. 갑자기 A양이 사주 보는거 관심 있냐고 물어보더라.

 

사실 나는 사주보는거를 좋아하지 않는다.

 

종교, 사주, 점 같은 미신을 믿지 않기도 했고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같은 행위나 종교 믿으라고 권유하는걸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 나가야 했기에 궁금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자 B양이 자기가 약간 점을 볼 줄 안다며 이름,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을 묻더라.

 

이때까지도 나는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았다......

 

 B양은 뭔가 한자가 많이 적힌 책을 보면서 내 사주에 대해 음양 오행으로 분석하더니 불이 많다고 했나, 물이 많다고 했나 뭔가 알아듣기는 어렵지만 그럴싸한 말로 나를 현혹시키기 시작했다.

 

내 생일, 태어난 시간만으로 내 사주를 분석해낸다고? 그럼 동일한 날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 사람은 다 똑같은 사주를 갖는거 아닌가? 

 

내가 반박하니 뭐라뭐라 열심히 하는데 뭔 개소리인가 싶더라.. 도저히 납득이 안됐었다.

 

쏼라쏼라... 쏼라쏼라 하더니 결론은 내 이러저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령님께 제사를 지내 뭘 바쳐(?)야 된다고 하더라.

 

아.. 이제서야 깨달았다.

 

이사람 전문꾼이구나.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족속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A양이 결정적인 한마디를 한다.

 

"OO씨. 이거 괜찮아 보이는데 하는게 좋아보여요. 저도 이런거 보는거 좋아하는데 효과를 봤어요"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 저런식으로 얘기를 했던거로 기억한다.

 

아.. 이 사람들은 전문꾼이구나.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족속들이구나.

 

나를 어떻게든 여기 묶어두려는 모습이 보여서 나는 그자리를 그대로 박차고 도망쳐나왔다.

 

그들은 도망치는 나를 보며 계속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잘 들리지는 않았다.

 

내 3개월여간의 스터디가 전부 작전이었을 줄이야. 현타가 절로 오더라.

 

며칠 뒤 네이버 카페에 저 스터디 모집을 신고하려고 들어갔더니 나를 모집했던 그 글은 이미 삭제 되고 없어진 뒤였다.

 

그리고 며칠 뒤, 네이버 카페에 그 스터디를 모집했던 작성자의 아이디로 또다른 기상스터디 모집글이 올라와있었다.

 

 

10년이 지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방금 카페에서 어떤 사람이 나한테 자기가 만든 앱 관련 설문조사를 하려는데 3분만 시간을 달라 하더라.

 

10년전 사건 외에도 내게는 대순진리회같은 종교를 혐오할 많은 이유가 이미 쌓였고, 그들을 완전히 무시할 방법을 지금은 알고 있다.

 

가볍게 무시해주고, 오랜만에 10년전 생각이 나서 이 글을 급하게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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